일어나 빛을 비추어라

이사야60:1-6

마태복음2:1-6

 

오늘은새해들어처음맞이하는신년주일이면서동시에교회력으로는주현절에해당하는주일입니다. 주현절은한자로‘주님’의‘주’(主)자와‘나타나다’라는뜻의‘현’(顯) 자로구성된말인데, 헬라어에서유래한Epiphany라는영어단어도‘드러나밝혀진다’는의미를갖는말입니다. 곧, 주현절은하나님께서육신을입고오셔서동방박사들을통해인류에게당신의모습을처음드러내신것을기념하는날이라고볼수있습니다. 전통적으로교회에서는1월6일을동방박사의방문일로정하여기념하는데, 사순절이시작되기  이전까지지속됩니다. 이기간동안교회는온성도들에게예수그리스도의생애를묵상하면서삶의참된가르침을깨달을수있도록가르쳐오고있습니다.

 

물론동방박사와관련된이야기는성탄절연극에서자주사용되는소재이기도합니다. 아기예수를만나귀중한예물을드리는사람들로묘사가되곤하지요. 그런데교회의전통은이들의여정을통해그리스도가우리에게나타나신주현절의의미를다시금깊이있게살펴볼것을권면하고있습니다. 왜냐하면그리스도의현현, 곧나타나심이우리에게는주님과의만남이라는체험을의미하기때문입니다. 한마디로하나님은육신의모습으로우리에게나타나신것이지만, 우리는그로인해주님을만날수있는기회를얻었다는뜻이지요.

 

그런맥락에서동방박사의긴여정을다시생각해보지않을수없습니다. 지금의이란땅가까운곳에서왔을것으로추정되는그들이베들레헴까지가기위해서는족히3개월이란긴대장정을거쳐야만했기때문입니다. 유대의왕이되실그분을경배하기위해별을보고그먼길을찾아왔다는사실이놀라울뿐입니다. 이는당시유대의그어떤이들도생각하지못한일이기에더더욱놀라지않을수없습니다. 오히려전해내려오는이야기를통해더자주들을법했던유대인은사실무지에가까울만큼모르고있었습니다. 어쩌면너무나무관심해서복음의소식에도둔감한반응을보이고있었는지모르겠습니다. 유대의관점에서보면, 유대의왕이나실것이란소식에오히려이방인들이더적극적인태도를보인셈입니다. 

 

그런데이와비슷한사례들이교회안에서도지속적으로발생하는경우를어렵지않게볼수있습니다. 물론예수의이름으로예배의시간을갖고여러행사를이끄는단체는대부분교회가맞습니다. 하지만예수님이말씀하신일과행적의내용을가지고보면상황이달라질수있습니다. 예수님은가난하고힘없는약자의편에늘서계셨습니다. 그들의곤궁과억울함을해결하기위해긍휼한마음과정의로운메시지로세상과정면으로맞서야만했던것이지요. 이사야의예언대로예수님은가난한자에게복음을전하시고, 포로된자에게자유를, 눈먼자에게다시보게함을전파하며눌린자를자유롭게하고주의은혜의해를전파하셨던겁니다.


헌데오늘날교회가과연예수님의행적을제대로따르고있는것이맞는가에대해서세상은매우부정적인평가를하고있는것이사실입니다. 교회가예수님의지상대명령이라할수있는복음의증인으로서의역할을제대로하지못하고있다는반증입니다. 오히려세상의물질주의가교회안에서도버젓이가장큰영향력을행사하고있고, 이웃을향한나눔의정신보다모두가자기삶의안주와성공을기복하는신앙이팽배한오늘날교회의현실을마주하게됩니다. 온갖장애와방해를이겨내고주님을경배하려했던동방박사의신실한모습과는너무나대조적인모습이되어버렸습니다. 한마디로소금과빛의본분을잃어가고있다는것이지요. 오직주님을만나려는일념하나로먼여정을기꺼이떠나온동방박사의변함없는신실함은물론이고, 어둠속에서빛을바라볼수있는영적예민함도잃어버린것이아닌가염려되는부분이기도합니다.

 

그런의미에서이사야를통해주신하나님의선포는허물어져가는교회가귀기울여들어야할소중한말씀이아닐수없습니다.  바로“일어나빛을비추라”는말씀이그것입니다. 사실이말씀을듣고있던당시이스라엘백성에게는다소황당하게들릴수있는명령이아닐수없었습니다. 왜냐하면어둠이짙게깔린것처럼삶의여건이매우힘든상황이었기때문입니다. 그런데일어나빛을비추라하시니, 도대체무엇을가지고하란말이냐반문할수도있었을것입니다. 나라를잃고삶의터전조차불안한상황속에서세상에빛을비추라는말이정신나간소리처럼들리기쉬웠을겁니다.

 

빛을비추는것은고사하고일어서기도버거운상태였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자기먹을것도없는상태에있는사람에게남과나누며살라고한다면그말이곱게들릴수있을까요? 패잔병처럼전의를상실하고쓰러져있는군인들에게남의전투에참전하여승전보를가져오라고명령한다면과연누가선뜻나설수있겠습니까? 그럼에도불구하고하나님은그의백성들에게왜일어나빛을비추라고명령하신것일까요?

 

어둠이땅을덮고있다는표현은결국비전을잃어버린상태라고할수있습니다. 앞이막막하고정말캄캄한상태인것이지요. 보통우리는본다고하면시력을떠올립니다. 사람이눈만멀쩡하면보는데지장이없을것이라생각하는것이지요. 삶의의욕을잃어버리고쓰러져있는사람에게‘사지멀쩡하면어떻게든일어설수있다’며다독이는말을종종들을때가있습니다. 충분히납득이가는말입니다. 때로는그만한위로의말도없는것같을때도있고요. 

 

그런데막상세상을살다보면자기시력만가지고는모든것을제대로본다고말할수없는순간을깨닫게됩니다. 자기능력과의지만가지고는불가능한것이더많다는것이지요. 어둠속에서아무리보려해도사람의시력은늘한계가있기마련입니다. 시력도빛이있어야그능력을발할수있는법입니다. 그래서이사야는이스라엘백성에게구원의빛이그들위에비치고있다는사실을가르쳐줍니다. 하나님의은혜가그들가운데임하고있다는말씀입니다. 

 

이는어둠속에서방황하는이들에게, 무엇보다그안에서어떻게든살아보려고온갖노력을다하는이들모두에게주시는축복이자위로의말씀이아닐수없습니다. 하나님은결코우리를포기하지않으시리라는약속이나다름없기때문입니다. 어떻게든하나님은우리를위해쉬지않고일하시겠다는다짐이기때문입니다. 그래서우리에게는선물인것이지요. 구원의은혜는이처럼우리의노력이아닌우리를향한하나님의아무공로없는사랑의증표라고할수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는눈만똥그랗게뜨고가만있으라는이야기는아닙니다. 그래서일어나라고하지않습니까? 은혜는앉아서그냥받는것이아니라일어나적극적으로나설때얻게되는선물입니다. 그것이우리에게주신은혜의선물이라는사실을믿고일어나는것아닙니까? 그리고우리에게행하라고하신것도내능력대로빛을만들어비추어보라는것이아닙니다. 우리에게비추인그빛을반사하라는말씀입니다. 하나님의구원의빛을받았으면, 그것을이제세상에전하는증인이되라는말씀인것이지요. 그것도우리힘으로만이아니라주님과함께행하는것입니다. 하나님이베푸신대로, 우리도그일에함께적극동참하라는말씀인것이지요. 그것이바로세상을변화시키고움직이는힘이라는겁니다.

 

분명주님은우리에게주현, 곧스스로를나타내보여주셨습니다. 빛으로말이지요. 그러나그빛은무관심과무감각, 그리고무책임한이들에게는결코드러나지않는법입니다. 동방박사처럼빛을찾기위해일어나먼길을마다않고떠나서, 세상에그빛을전하고자하는이들을통해발하는것이지요. 그것이바로오늘교회와성도들이가야할길이기도합니다. 일어나빛을비추는겁니다. 

 

이를위해저는올한해우리교회가걸어가야할신앙의여정을이렇게요약하여말씀드리려고합니다.

첫째, 우리교회가올해의표어로삼은데살로니가전서5장16-18절말씀대로항상기뻐하고, 쉬지말고기도하며, 범사에감사할수있는매일의생활을우리모두가실천하는한해가되기를바랍니다. 기쁘고감사하는것을명령으로말한것은기뻐서기쁜것이아니고, 감사할만해서감사한것이아니라는뜻입니다. 기쁘지않아도기뻐하고감사할조건이아니어도감사할수있어야한다는것이지요. 이런삶의시선이나태도가되려면쉬지말고기도하는삶의습관이배어있어야합니다. 날마다매일의양식처럼주시는말씀을묵상하며흔들리지않고항상기뻐하며감사할수있도록은혜를베풀어주시기를기도하는우리모두가될수있기를소망합니다.

 

둘째, 빛을비추어어둠을밝히기위해서는함께힘을모으는것이더욱효과적이라는사실입니다. 그러므로날마다신앙의중심을잃지않고유지할뿐만아니라, 세상에더큰영향력을미칠수있도록신앙의공동체로함께모이는것이중요합니다. 하나님의명을따라허락하신예식에적극참여하는것은물론, 자신에게주어진은사와서로의필요에의한모임에도함께동참하는올한해가될수있기를바랍니다. 특별히속회와소그룹을통해신앙의기반을다지고, 믿음의동지와손을잡고먼신앙여정을흔들림없이나아갈수있기를소망합니다. 

 

셋째, 일어나빛을비추라는하나님의말씀을따라세상에복음을증거하는교회와성도가되어야할줄믿습니다. 우리내부적으로는아직미약한어린아이들로부터청년에이르는미래세대가세상을변화시키는제자로성장해나갈수있도록양육하는일에중점을두고자합니다. 바깥으로는저희교회가선교의사명으로정한분야에더욱관심과열정을모아사역하고자합니다. 지역사회의빈곤층구제사역과북한동포돕기, 그리고지난5년간사역해온멕시코단기선교와음악콘서트를통한네팔선교를지속시켜나갈계획입니다. 더불어금년에는멕시코유카탄지역에서열릴선교대회에도단기선교팀을파송하여교육과함께선교사역에동참하고자합니다. 바라기는아직비전을찾지못한많은성도님들이구원의빛에눈을떠서함께일어나그빛을세상에전하는주님의도구로나설수있게되기를기대합니다.

 

이제서른세살이되는우리열린교회가금년에도하나님의은혜가운데주어진복음의사명을잘증거하며감당하는한해가되기를소망합니다. 비록그여정이늘평탄한것만은아니더라도, 서로를격려하며이해하고소통하면서하나님이바라시는이시대의참된빛을비추는교회가될수있도록함께동참해주시기를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