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 카르페 디엠

요한복음18:33-37

 

영성가로잘알려진헨리나우웬이죽기바로직전에쓴책으로알려진“안식의여정(Sabbatical Journey)”에보면,공중곡예사와관련된하나의에피소드가나옵니다.천장에매달린그네를타며곡예사가공중에서자신의몸을던질때철저히따르는한가지원칙에관한이야기입니다.그것은몇번이나회전하며공중으로몸을던져야하는곡예사가떨어지지않고곡예를성공하기위해서는, 반드시반대편에서그네를타며받아주는사람을무조건신뢰해야한다는점입니다.대개의경우공중에서몸을던지는사람은떨어지지않기위해본능적으로무엇인가를필사적으로잡으려고합니다.그런데곡예를할때몸을던진이가그렇게잡으려고몸부림을칠경우오히려더큰사고가발생할가능성이높다는것입니다.그저받아줄사람을믿고몸을그대로맡겨야문제가생기지않는다는것이지요.

 

받는사람은이미잘훈련된곡예사일뿐만아니라,공중곡예를하는내내오직시선을상대방에게만주게됩니다.반면에회전을해야하는사람은시선을집중할수가없지요.그래서어떻게든자신의몸을상대방에게맡기고그가잡아줄것을믿어야한다는겁니다.물론처음부터상대방에대한굳건한신뢰가생겨나는것은아니겠지요.거듭된훈련을통해단련이되고,또그과정속에서서로의생명을맡길만큼깊은신뢰가쌓이게된다는겁니다.같은맥락에서우리의신앙여정에대해서도똑같은질문을하게됩니다. ‘과연우리는자신의몸을완전히의지하고맡길만한신뢰를하나님에게드리고있는가?’더불어‘우리는이러한하나님과의신뢰를쌓기위해거듭된신앙의훈련을행하고있는가?’라고말입니다.한마디로우리신앙의현주소를정곡으로묻는질문이아닐수없습니다.

 

여러분은어떠신가요?추수감사절을지나며여러분각자의삶속에서역사하신하나님의은혜를헤아려보셨으리라생각합니다.그렇다면과연그감사의마음으로자신을하나님앞에  완전히의지하며맡기는신앙의삶을살았다고자신있게말씀하실수있습니까?바꾸어질문하자면,여러분은그런고백을행할만큼하나님과의신뢰를쌓기위해나름대로의신앙적훈련을거듭해오고있는것이맞나요?

 

만일자신있게하나님을온전하게신뢰하지못했다면아마도그이유는무엇보다하나님과의신뢰를쌓을만큼스스로신앙의훈련을행하지않았던것에서찾을필요가있습니다.어떤의미에서사랑도행하는의지가필요한것처럼,믿음도신뢰하려는노력이요구됩니다.사도바울이데살로니가교회에보내는서신에서항상기뻐하라,쉬지말고기도하라,범사에감사하라고권면한까닭이기도합니다.저절로생겨나는감정이아니라,시선을하나님앞에온전히두고실천하라는것이지요.즉각적인반응은말그대로자기자신의감정표현일가능성이높습니다.그만큼자기중심적인표현일가능성이크다는것이지요.그래서하나님을생각하며말씀대로기뻐하기위해노력하는것이고,나태해지기쉬운상황속에서도끊임없이기도하기위해노력하는것이며,시험에빠질것같은상황속에서도오히려감사해할수있는마음을갖기위해신앙의중심을잃지않고자힘쓰라는것입니다.

 

이지점에서많은그리스도인들이신앙의도전을받게되지요.정말하나님께모든것을의지하고맡길만큼신앙의훈련에충실한삶을살고있는가라는질문을말입니다.이와유사한질문을오늘본문의말씀에서도찾아보게됩니다.본문의이야기는총독빌라도의관저에서예수님을심문하는내용에관한기록입니다.빌라도가먼저예수님께묻지요. “당신이유대인의왕이오?”라고말입니다.그러자예수께서그게과연누구의생각에서나온말인지를되물으십니다.자기개인의생각인지아니면다른사람의말을들어서그런건지말이지요.그런데이질문은그리스도인들에게늘상던져지는질문이아닐수없습니다. “정말하나님이당신의왕이맞습니까?당신의삶을구원하실주님이맞습니까?”라고말입니다.하나님께자기자신을완전히의지하지못하는것은결국이질문에대해확실하게대답을하지못하고있기때문이라할수있습니다.그렇다면자기자신의신앙에대해재점검을할필요가있다는겁니다.과연그렇게흔들리는신앙을갖고있는이유가자기자신의생각때문인지아니면다른사람들로부터듣고배운것때문인지말이지요.

 

그렇다면흔들리지않는굳건한신앙을갖는다는것은어떤모습일까요?이역시빌라도의질문에대한예수님의답변으로부터그해답을유추해볼수있습니다. 35절을보면,빌라도가예수께“당신은무엇을하였소?”라고묻는대목이나옵니다.그질문은이렇게바꾸어볼수있습니다.곧“도대체무엇을하였기에유대인들이당신을죽이려하는것이오?”라고말입니다.우리신앙에대한도전적인질문으로생각해보면, ‘도대체많은사람들이무엇때문에우리를구원하신주님을신뢰하지못하고흔들리는신앙을보이고있는가?’로다시되물어볼수도있을겁니다.

 

이에대한예수님의대답은“내가왕인것은맞는데,그나라는이땅에속한것이아니라’는말씀이었습니다.세상에속한나라와는전혀성격이다른나라의왕으로오신것이라는말씀입니다.그리고무엇이다른가에대한차이를바로진리때문이라고선포하셨습니다.진리를위해자신이온것이며,자신의삶은결국진리를증거하고선포하는것이라고말씀하십니다.따라서자신이다스릴나라의백성은이를따라진리에속한사람이라고분명하게가르쳐주신것이지요.

 

그러니까왜사람들이주님을온전히신뢰하지못하고흔들리는신앙을보이고있는지에대한예수님의대답은한마디로그들이진리에속한사람이아니기때문이라고말할수있다는겁니다. 그럼무엇이진리란뜻인가요?예수님은진리가무엇인지를명확하게정의내리지않으셨습니다.다만그가이땅에오신이유를설명하기위해서만사용하셨지요.마가복음1장15절에서는이를하나님의나라에대한복음과똑같은의미로사용하고있습니다.때가차서하나님의나라가가까이왔으니회개하고복음을믿으라고진리를선포하셨던겁니다.

 

예수님이하나님의나라를보다구체적으로정의내리신단서가되는부분이있습니다.누가복음17장20-21절에나오는말씀이그것입니다.하나님의나라는눈으로볼수있는것이아니지만,너희가운데에이미있는것이라고말씀하셨습니다.이게무슨뜻인가하면,적어도하나님의나라는우리나당시유대인들이떠올리던세속적인국가의형태가아니라는것이지요.그렇지만우리가운데이미존재하고있다는것은바로우리의심중을두고하신말씀이었던겁니다.말하자면하나님의나라는보이는국가가아니라우리마음속에삶의주인이곧하나님이되신심령의상태를뜻하는말씀이었다는것입니다.

 

그래서복음의핵심을예수님은회개하는것,곧자기삶의중심이하나님께로향하는것이라보았던것이지요.위에서신앙의훈련에대한이야기를한것에적용해보면,결국본능적으로발생하는자기감정에따라살아가는것이아니라,하나님의말씀에온전히의지하여날마다신앙의실천을행하는모습이되어야한다는것입니다.이것이예수님이전하는진리의핵심이고,이를행하는자가곧진리에속한사람이될수있다는뜻이지요.그렇다면어떻게하는것이진리에속한사람이되는길일까요?

 

중세수도승들의인사말가운데'메멘토모리(Memento Mori)'라는라틴어표현이있습니다.메멘토모리는'죽음을기억하라',다시말해'반드시죽는다는것을기억하라'는뜻입니다.사람은누구나죽을수밖에없는유한한생명을가진존재라는사실을잊지말라는삶의교훈이지요.그럼에도불구하고많은이들은여전히마치영원히살것처럼오늘을사는경우가많습니다.시간을소모하는것이지요.그것이내일이없는마지막순간이될수도있는데도말입니다.그래서죽음을기억하는것은삶을포기하라는의미가아니라,오히려그반대라고할수있습니다.무언가소유를통해누리는삶이아니라,언젠가죽는다는존재의유한성을깨달아서,다시오지않을오늘에충실한삶을살아가라는것이지요.


시간을낭비한사람들의한결같은후회는결국현재에대한중요성을깨닫지못한것에관한인정에서시작합니다. “이렇게될그땐몰랐어.진작할걸.어영부영하다이렇게되고말았어.다시돌아갈수만있다면,소중한그순간을놓치지않을거야”라고말입니다.메멘토모리가이들에게는진작필요한교훈이라고단언할수있는이유입니다.


이와함께고대로마시대의시인인호라티우스가썼다는시의한구절을떠올리게됩니다. 'Carpe diem’이라는라틴어입니다.말뜻그대로해석하면현재를즐겨라는의미입니다.이는그저즐기라는퇴폐적의미로한말이아닙니다.그뜻을명확하게이해하려면,앞에서언급한메멘토모리와함께붙여서생각하면좋습니다.곧'사람은누구나죽을수밖에없는존재라는것을기억하고지금을붙들어야한다'는것이지요.그만큼지금이중요하다는뜻입니다.우리가맞이하는매순간,모든존재는다오늘지금이가져다준선물입니다.과거는이미지나서다시잡을수없고,미래는아직오지않아알수없는것일뿐입니다.
오직지금밖에는내가가질수있는기회는없다는것이지요.


진리에속한사람이된다는것은회개하며자기자신이아니라하나님앞에모든것을신뢰하며맡길수있는자녀가된다는뜻입니다.그런데이것은그냥저절로되어지는감정의변화가결코아닙니다.하나님과의관계를돈독히하기위해날마다실천해야할일종의신앙훈련입니다.그래서항상기뻐하려고노력하고쉬지않고기도하려고노력하며,범사에감사하기위해시험도이겨내는것입니다.이것을성취하기위해이걸기억하시기바랍니다. ‘메멘토모리’우리는누구나죽을수밖에없는유한한생명체라는사실을말이지요.그래서‘카르페디엠’지금을놓치지마시기바랍니다.미루어두지마시고지금신앙의훈련을통해날마다주님을만나시기바랍니다.

 

이제추수감사절을지나다음주부터성탄절이전까지우리는주님이오신강림절을기념하게됩니다.시간의흐름으로보면,이제한해가다지나고곧새해를맞이하게되는시점입니다.저는우리교회의모든성도님들이이제받은은혜에대해감사를드리며,앞으로다가올새로운한해의결단을행하기를권면합니다.하나님께모든것을신뢰하며맡길수있는믿음을회복할수있기를바랍니다.이를위해하나님과의관계를돈독히하기위한신앙훈련을날마다게을리하지않으시기를바랍니다.언제나우리에게순간은한때일뿐이라는현실을직시하며,지금주어진매순간을하나님과의관계를굳건히세워가기위해놓치지않는주의거룩한교회와성도들이될수있기를주님의이름으로축원합니다.